'MBN 현역가왕 한일전' 시청하면서~
【시사매일닷컴 배종주 기자】목포(木浦)의 눈물...
1935년 일본 강점기 시절 일본에서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잠시 목포의 어느 중학교 교사로 있던 문일석 시인은 조선일보에 실린 목포의 노래 공모 광고를 보고 서둘러 노래말을 써내려간다. '목포의 사랑'이라는 원제목의 이 노래는 일제 치하의 설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저항시이기도하다.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아래 밑에 님자취 완연하다 애닯은 정조~~ 삼백년 원한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혀온 왜구 일본을 말함이고 님은 민족의 설움을 걷어줄 백마타고 올 초인을 말함이며, 바로 구국의 영웅 성웅 이순신 장군을 표현한 것이었다.
요사이 TV예능 프로에 색다른 것이 있어 눈길을 끈다. 'MBN TV 현역가왕'이란 프로에서 한국과 일본 트로트 가수간의 노래 대결이 펼쳐 지고 있는데 일본에서 엔카(우리의 트로트 장르) 신동으로 불리우는 16살 여고생 가수가 우리의 옛가요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데 얼마나 완벽하고 구성지게 부르는지 가히 놀랄수밖에 없었다.
노래가 탄생한지 백주년이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한일간 역사를 돌이켜 보며 어떤 감정과 생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필자의 어린시절 일본을 말하는 한문장이 '가깝고도 먼 나라' 였다. 지리적으로 가까웠지만 결코 가까이 할수 없는 나라가 바로 일본인것 이었다.
한일간의 역사는 정치인들에게 정쟁의 도구로 쓰이기도 했고 한일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된다는 교육을 받고 자라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 몇해전 어느 일본의 대중 매체에서 젊은 남녀들에게 외국의 이성친구를 사귄다면 어느 나라가 좋겠느냐는 질문에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다가 1위였다.
물론 BTS며 블랙핑크 등 아이돌 스타들이 세계적으로 한류 열풍을 몰고 오긴했지만 학창시절 일본어 공부하는 것조차 부끄럽기도 했던 옛시절을 떠올려보면 세상은 참으로 많이 바뀌었다.
일본의 여고생가수 아즈마아키(東亞樹)는 노래말에 얽힌 역사들을 들었을까? 그녀의 거의 완벽한 한국어 발음이 놀랍기만 하다. 우리의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무렵 일본에서 한국대사관 100개 보다 더 크게 한일간 우호증진에 이바지 했다고 평하기도 했다.
아마도 아즈마아키라는 이소녀는 우리의 '욘사마'처럼 양국의 우호증진에 이바지되리라 생각해본다. 냉엄한 국제관계에서 구원(舊怨)많은 이웃이기는하나 일본은 치워버릴수도 없는 이웃이기도 하다. 모처럼의 의미있는 민간교류가 후세에 이익으로 이어지기를 바래보며 봄 향기 가득한 창너머의 풍경에 젖어 본다.
원본기사:http://www.sisama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2911